QA업무를 한지 3~4년쯤 되어서 이제 막 주니어 티를 벗어나려고 할 때 저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왜 QA가 중요하다는걸 모르는거지?"
"왜 QA를 단순 테스터 취급하는거지?"
"왜 QA에 대한 처우가 이렇게 낮은거지?"
이제 어느정도 경력이 쌓이고 일좀 해봤다는 생각이 드니까 사방에서 불만이 섞인 생각이 터져나오는 것이였습니다.
그래서 그 때 당시의 저는 이런 불만을 외부로 표출하고 다녔습니다. 내가 겪고 있는 부당함을 알리고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서 였죠.
우리를 좀 봐달라고, 우리가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저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이런 사실을 깨닫는데에는 3~4년 정도가
더 걸린것 같습니다.
시간은 흘러 이제 7~8년차 정도의 중니어가 되었습니다. 게임회사에서 산전수전 다 겪고 이제는 게임업계를 떠나서
비게임 소프트웨어 QA로 전향하였을 때였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과거에 생각했던것들이 뇌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과거에 비해 QA 처우는 개선되지 않았다. 사람들이 왜 몰라줄까?" 라는 생각이 말이죠.
저는 여전히 문제를 외부로 돌리고 있었습니다. 나에게는 문제가 없을것이라고 애초에 나를 배제한 것이죠.
그런데 이제는 과거 주니어 때의 시야로 이 문제를 보지 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봤습니다.
"나는 이러한 상황을 누가 개선해줄거라고 믿고 뒤에서 팔짱끼고 지켜보고만 있는 것은 아닌가?"
"과연 나는 부당하다고 느끼는 이 상황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이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저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제가 직접 움직인 적이 없으니까요. 저는 그냥 감나무 밑에서 입 벌리고 누워있으며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어리석은 사람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때 한가지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내가 움직일 때 라고 말이죠.
중니어에서 시니어로 가는 과정에서 저는 성장이라는 것에 모든 목표를 맞췄습니다.
이 때가 가장 많은 학습과 실행을 했던 때 였습니다. 테스트 자동화에 대한 학습을 스스로 찾아서 진행하고
다양한 사이트와 영상을 보고 python 언어 공부도 꾸준히 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회사에서도 인정을 받아 제 자신의 처우도 개선되었고 커피챗, 콜드메일도 자주 받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지원을 해서 이직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제안을 받고 이직을 하는 흐름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누가봐도 저의 처우는 이전에 비해 굉장히 좋아졌다고 이야기 할 만큼 개선되었습니다.
그런데 저의 처우는 좋아졌지만, 우리의 처우는 좋아졌는가 라는 물음에는 선뜻 답변을 할 수 없었습니다.
"나만 잘먹고 잘 살면되지" 로 끝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경험했던 환경과 처우 개선의
대한 경험을 나만 가지고 있다면 QA에 대한 처우개선은 과거에 부당함을 울부짖었던 그 때 상황그대로 유지될 것이
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가진것을 "공유" 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팀장으로 일했던 곳에서 다른 팀원분들에게는 제가 가진 정보와 지식을 아낌없이 공유했습니다.
테스트 자동화 노하우와 프로그래밍언어를 모르는 팀원들을 위해 python 입문, 기초 지식들을 모두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쌓게 되면 그 내용을 정리해서 꼭 공유하였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제가 이직하는 동안 계속 실행하였습니다.
그리고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것을 남겨놓고 조금이라도 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였습니다.
그 일환으로 QA Weekly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주기적인 정보를 제공하는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지식 공유에 적극적인 활동을 할 때 너무 감사하게도 QA Korea Conference 연사 제의가 왔습니다.
제가 생각하던 지식 공유의 뜻을 가진 분들이 모여 뜻깊은 행사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벅차오르는 순간이였습니다. 이제 QA 환경과 처우 개선의 시작을 알리는 폭죽이 터진 것 같았습니다.
그 뒤로도 지식 공유를 위해 책을 쓰고 동영상 강의를 만드는 것도 생각했지만 이건 아직 완료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QA직무의 관심이 수면위로 올라왔을 때를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할 계획입니다.
과거에는 QA직무가 뭔지도 모르고 무슨일을 하냐고 묻는 경우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계속 밤을 세워 일해도 받는 월급은 너무나 적다고 느낄 정도로 낮은 연봉도 받아봤습니다.
그렇게 불만족스러운 환경에서 일할 때 저는 단순히 불만을 표출하는 것 외에는 한것이 없었습니다.
그랬더니 결과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가 움직였을때는 전혀 다른 결과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전문성을 높이고, 내가 알고있는 것을 지속적으로 공유했더니 다른 동료분들도 수면위로 나타나서 다 같이 지식 공유와
QA직무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활동을 해 주고 계십니다.
이러한것이 제가 움직였기 때문에 시작되었다 라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이루려면 내가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향해 첫발을 내 딛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때문에 다른 동료분들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다른 동료분들 처럼 저도 QA 환경 개선과
관심을 위한 활동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라고는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쌓이면 쌓일수록
더 큰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사람들이 QA에 대해 잘 모른다 라는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여러분이 움직일 때 입니다.
나를 부당하게 대우할 수 없는 사람이 되도록 해보세요.
사람들이 QA가 있었을 때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보세요.
개선은 나에게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개선의 효과를 내가 직접 체감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너무 늦게 알아서 시작했지만 여러분은 더 빨리 시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부당한 상황에 대한 설명을 장황하게 할 필요 없습니다. 부정적인 이야기는 나까지 부정적인 사람으로 만듭니다.
스스로 증명해서 다른사람들이 스스로 깨닫을 수 있도록 해보세요. 놀라운 경험을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모든 QA분들에게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된다면 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식공유를 해 나갈 예정입니다.
모든 동료분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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