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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도전기

나의 QA 이야기 - 2

by Zeromk2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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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저는 인생 첫 회사에 가게 됩니다.
아르바이트는 많이 해봤지만 회사에 가는 것은 처음이었지요. 그래서 저는 무려 '정장'을 입고 첫 출근을 합니다.
역시나 게임회사에 정장을 입고 출근한 사람은 저 혼자 뿐이었습니다.
첫날에 아주 좋은 구경거리였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ㅎㅎ

회사..회사인데 왜 다들 반바지에 슬리퍼?...



모든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때 당시 데스크톱 2대와 모니터 2대를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외부망 내부망 한 대씩 가지고 있었고 당연히 테스트는 내부망 PC로 진행했습니다.
SVN으로 파일 관리도 처음 해봤고 사내에서 제작한 BTS(Bug Tracking System)를 사용했습니다.

입사하고 보니 어린 친구들도 참 많았습니다.
아뇨 아뇨 꼰대라뇨 저는 나이 이런거 가지고 꼰대짓 하지 않습니다. 펙트만 이야기할 겁니다

그냥 제가 나이가 많았을 뿐이에요...

 

참 일을 빨리 시작하는구나 생각도 들고 내가 늦었나 싶기도 했지만 입사한 마당에 중요할 것은 없었습니다. (2009년 당시 제가 20대 중후반이었는데 20대 초반인데도 경력직인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조직으로 일 하는 경험도 처음 하게 됩니다. (제가 입사할 때는 30명 남짓이었고 퇴사할 때쯤에 QA팀은 50명도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전투파트 라는 곳에 배정되어서 소모성 아이템이나 아이템 장비를 테스트하고 몬스터 레벨디자인 확인이나 캐릭터 스킬도 테스트했습니다. 


- QA일은 적성에 딱 맞는 것 같았습니다.
- 밤을 세도 괜찮았고 (젊어서)
- 그때 당시에 회사에 음료냉장고나 라면, 과자가 이미 있던 시절이었고 (18kg 찜)
- 계약직이라 야근이나 특근을 하면 그만큼 급여를 더 받았습니다 (결국 미래의 병원비)

그거 잘 맞는거 아니야. 암튼 아니야

 

그리고 QA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버그 등록도 하게 됩니다.
이때 버그 등록하는 게 정말 까다로웠습니다.
지금 발생하고 있는 버그현상을 한 줄로 요약해서 써야 하는데 이게 너무 길거나 문장을 이해할 수없게 작성했으면 어김없이 불려 갔습니다.

저는 자주 불려 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ㅋㅋ
그때는 책도 1년에 한 권도 안 볼 때고 쉴 때도 친구들이랑 술 마시거나 게임만 주구장창 했을 때이니 문장을 만드는 것을 잘 할리가 없었죠.
그런데 이렇게 불려 가다 보니 글을 쓸 때 고민하게 되고 고민한 결과로 글을 쓰다 보니 불려 가는 일이 조금씩 줄었습니다.
이때가 정말 저는 아주 좋은 훈련을 했다라고 생각합니다. QA에게 있어서 글을 쓰는 것은 아주 중요한 능력 중에 하나죠.
글이란 것은 버그를 등록할 때만 사용되지 않고 다른 사람과 채팅을 하면서 내 의견을 전달하거나 모두가 알아야 하는 정보를 문서로 남겨놓을 때도 사용하게 되는 아주 중요한 자원이죠. 이때 저를 질타하는 사람이 없었다면 20대의 이상한 패기에 취해서 이상한 글이나 끄적거리는 QA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은영아 고맙다. 보고 있니?)

처음으로 이렇게 많고 다양한 사람들과 일하디 보니 의견대립도 참 많았습니다. 아마도 어린 친구들이 많다 보니 더 심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때는 젊었지요)
그런데 이때는 투닥거리고 싸워도 이후 회식자리나 사적인 자리에서 사과하고 화해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건강한 정신을 가진 친구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상한 사람들은 오히려 시니어가 되고나서 더 많이 만난 것 같습니다.

정말 "아니 이거 미친X 아니야?" 소리가 절로나는 사람들 말이죠.

술도 많이 마셨습니다. 사당에서 4명이 매화수를 30병 넘게 마셨던 때도 있었는데 다음날 출근을 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정말 이틀에 한 번은 주기적으로 마셨던 것 같아요.

짜릿해 늘 새로워 젊은 간이 최고야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6개월이 지나갑니다.
저는 업무에 많이 익숙해졌고 계약직 QA의 리드가 됩니다! QA리드를 맡고 보니 할게 두 배는 많아졌습니다. 스트레스도 그만큼 많아졌고요. 그렇 6개월 뒤에 저는 어떻게 되어있을까요?

3부에서 이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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